콘란샵이 생긴 지 벌써 2년이 되었다. 문을 열고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 사태가 터졌지만 그래도 운영은 잘 되고 있는지, 얼마 전 '동탄점'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우연찮게도 같은 시기, 비슷한 컨셉의 이른바 프리미엄 가구 편집샵인 '아템포(A Tempo)'가 도곡동에 오픈하였지만 그곳은 현재 문을 닫고 말았기 때문에 콘란샵도 문을 닫게 될까 걱정이 되었다.
콘란샵은 3면이 전부 유리로 되어있다. 덕분에 오가며 지나는 모든 사람이 콘란샵 내부를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자꾸 찾게 된다.
오픈하기 전, 현지 스텝들이 밤 늦게까지 디스플레이를 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독특한 문양의 카펫을 들고 벽에 사선으로 걸쳤다가 떼어내고를 반복하는 모습, 어린아이들의 필체로 벽에 낚서를(의도적인) 하는 모습 등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
'도대체 이 곳은 뭐하는 곳일까' 큭~ 암튼 그땐 그랬다. 도당체 저 빗살무늬 토기 같은 도자기를 과연 누가 살까? 날이 갈수록 채워지는 물건들을 흘깃 보면서, 괜찮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자, 생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실제 오픈한 후, 자주 가는 곳 중에 한 곳이 되었다. 롯데 식품관에 들러 필요한 물건을 사고 콘란샵과 이어진 통로로 나오는 수순으로 콘란샵에 어떤 새로운 물건이 들어왔는지 확인하는 버릇이 생기고 말았다.
1층 매장의 컨셉은 '실험실'이라고 한다. 모든 상품들은 낮은 평면에 배치되어 있으며 매장 안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것을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다.(물론 제외품도 있다) 또한 상품을 진열한 디스플레이 콘솔들은 거의 바퀴가 달려있어 언제든 이동하여 다른 배치를 할 수 있다는, 또 다른 가능성을 암시하게 해준다. 바퀴가 없는 일렬로 세워진 중앙 진열대는 신제품과 주력 제품들이 올라온다.
마지스 컨테이너(360도 있다), 로우로우(rawrow - 대한민국 브랜드)의 콘란 샾 PB 여행용 하드 캐리어, 마지스 도그(Dog) 체어(아주 조금 남음), 콘란 샾 아웃도어 랙 체어, 비트라 컨테이너, 스노우픽 제품 등(제가 아는 것만 우선) 등등
제네바 스피커, 마샬 스피커 및 작은 블루투스 스피커들과 안마기와 운동기구 및 필기도구에서 노트와 같은 문구류까지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최근들어 스피커가 다양해졌다), 이솝(Aesop) 디퓨저와 BATH 용품도 있다. 각 제품들은 이미 국내에 소개되어 누군가에겐 이미 익숙하거나 생소할 수 있는 제품들이지만 취향과 선택을 카테고리화한 콘란샵 특유의 컨셉은 세대간의 혹은 생각이 다른 개별적 취향 등 '가깝고도 먼' 그것을 한 장소에서 풀어냄으로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꺼이 사용되고있다. (가족들이 함께 오는 모습을 많이 보는데, 참 보기 좋다)
여러 제품을 경험하다 보면 차곡 차곡 제품에 대한 경험치가 쌓이고, 그렇게 아카이브가 쌓이고 하다 보면 어느덧 그것이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에 와 있을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찾는 물건이 꼭 있다. 그런데 만약 그것이 '명성'을 가지고 있고, 더불어 모든 이미지를 생산하는 가장 첫 번째 우선순위로 작용하는 '선구자(프런티어)'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 그런 제품이 바로 '콘란샵'의 편집 기준이 아닐까 한다.
2층은 '레벨(Level)'이 쫌 있다. 요즘 'CHAIR'를 프로모션하고 있다.
아고(AGO) 사의 저 조명은 놀랍게도 대한민국 브랜드이다. 제품명은 '서커스 샹들리에' - 콘란샵에는 조명이 상당히 많다.
최근 들어, 유명 제품일수록 가죽제품이 없다. 거의 페브릭으로 나오고 있다. 콘란샵에도 가죽 소파는 두어 개 정도였고, 모두 페브릭 소재였다. (윤리적, 지속 가능한 경영으로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지향하고, 동물을 이용한 제품들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패션도 진짜 모피보다는 가짜 FUR를 진짜와 흡사하게 만드는 추세인 것 같다) 실제, 허먼밀러의 애론체어의 플라스틱은 모두 PET병을 재생하여 만든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고 있기도 하다.
오른쪽 윗부분에 잘린 조명은 상당히 유명한 디자이너의 제품이라고 한다. 카펫, 쿠션 커버 약간의 침구 등도 판매하고 있다. 식탁과 테이블이 많았는데, 사진을 찍지 못했다. 당일 식탁을 보러 온 분이 몇 팀 있었는데, 자칫 방해가 될 것 같아서 찍지 않았다.
더콘란샵은 '테렌스 콘란(Terrence Conran) 경'에(현 영국여왕 엘리자베스2세에게 문화, 사업적 공로로 기사작위를 받은 바)의해 만들어졌다. 그는 가구 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 라이프 스타일 샾과 다수의 레스토랑을 세계 곳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강남점에도 '오르비 Orby'라는 카페가 있다.
콘란샵은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그리고 한국에만 매장이 있다. 일본 이세탕(ISETAN) 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현재 신주쿠(본점)점은 상당히 매출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 콘란샵은 롯데백화점에 의해 입점되었다고 전해진다. 롯데는 일본에서 시작한 한국기업으로서, 옛부터 선진 문화 중심에서 일어나고 있는 트랜드를 빠르게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장점 탓에 기업의 가능성을 넓혀온 부분이 있었는데, 콘란 유치 또한 현지 상황과 대조하여 소비 형태와 소득 수준 그리고 적정 싯점을 파악하여 위치적 특성과 접근성 등을 고려하여 계획했다는 생각이다. 물론 제의를 받은 결정자 또한 같은 국가의 다이슨의 판매량, 인접국가의 이케아의 매출 등을 벤치마킹 했을 것이다. 이러한 상호간의 접점을 두고 필연적이라고 표현해야 될까? 사업 구조를 생각하다 보니, 의외로 롯데가 상당히 해외사업부문에 강점을 가졌기는 했나보다라는 생각이 밀려온다. 헉~! 이케아 옆에 롯데 아울렛이 있는 것도 우연의 거시기아니고, 알고보면 파트너쉽? (아님 말고) 유통사업이 유난히 큰 기업의 또 다른 장점은 외지의 브랜드와 만나 생기는 화학반응도 있을 수 있겠다.
오픈 후 연간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선점했다는 이야기가 들려 오며 얼마전 콘란샵 온라인을 오픈한 후에 매출이 5배 증가했다고 전해진다.
직원들은 예쁘고 친절하며 정도 차이가 있겠지만 콘란의 제품들은 각각의 개성으로 사람들에게 흥미로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눈(eye)'은 원래 '뇌(brain}'였다고 한다. 시공간을 느끼는 인체의 유일한 기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새삼스럽게 놀라울 때가 있다. '시각’적 행동은 곧바로 우리 뇌에 들어와 영감을 주기도 하고, 나아가 영향을 발휘하게도 한다. 그것이 결국 '역량'이 아니겠는가. 그만큼 본다는 행위는 생각보다 상당히 중요할 수 있다. 트렌드와 오리지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서 콘란샵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한다.
서울 강남구 도곡로 401, 더콘란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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