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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언니네 그로서란트

bunnymen 2021. 9. 17. 21:08

- 오늘은 2021년 9월 17일이다. 

 

지난 14일, ‘미자언니네 그로서란트’가 역삼2동에 오픈했다.

이보다 이전에 도곡1동 주변, 새로 생긴 빌딩에 불현듯 ‘미자언니네’ 쿠킹 스튜디오가 생겼던 것을 기억했기 때문에 그것이 이 쪽으로 확장하는가 보다 하였는데, 역삼2동 매장 오픈을 예고하는 현수막에 ‘그로서란트’라는 고유 명사가 붙어, 그제야 '미자언니네'의 다른 콘셉트의 매장이 생기는 것임을 깨달았다.

 

 

오픈 전부터 매장의 인테리어와 스타일 등이 '참으로 괜찮다.'라는 생각이 들어 관심이 커지고 말았다. '미자언니네'라는 정겨운 어감과 구수한 정서를 유지하면서 모던함을 잃지 않는, 감각적인 스타일 때문에 왠지 예사롭지 않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름 그대로를 싣은, 요리 연구가 ‘선 미자’로 알려진 그녀는 본디 의상 디자이너로 활동하였다는 이력과 함께, 수년 전부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그녀의 반찬 가게를 독립 운영하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EBS ‘최고의 요리비결’은 물론 여러 권의 책까지 출판한 사실을 뒤늦게 알아 가면서, 거의 10년이 다 돼가는, 모처의 그녀의 쿠킹 클래스와 번듯한 그로서란트가 오픈되기까지.

 

그러한 그녀에 대한 모든 존재를 전혀 몰랐던 나 자신이 왠지 머쓱해졌다. 

 

 

그녀의 다양한 요리는 기본에 충실해야한다는 '요리하는 자'의 '초심적 맥락'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예부터 지속되어 온 각 재료들이 갖는 풍부한 영양과 색깔과 모양, 식감 등의 고풍스러운 개별적 '질감(texture)'을 근대에 이르러 정성적으로 구별하여 음식의 '맛' 뿐 아니라, '멋'을 싣고자 하는 느낌이 매우 강했다. 만약 미자언니네를 호평한다면 이른바, '오리지널'이라는 단어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로서란트에서는 집밥의 반찬과 국과 찌개 재료 및 간장과 액젓, 여러 냉동식품은 물론 방금 만든 것 같은 음식이 작게 포장되어 있었다. 

 

 

 

 

 

 

정성이 깃든 예쁜 '이바지 음식'은 '미자언니네'와 상당히 컨셉이 잘 맞는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특별한 날에 모양과 격식을 갖춘 '음식'을 마련하여 '예'를 갖추고자 한다면 '미자언니네'는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명절을 앞두고 가격대가 높은 몇몇 선물세트를 보면서 느낌이 와닿았다. (돌아와 확인하니 실제로 이바지 음식을 만들고 계셨다. 굉장히 예쁘고 매우 느낌이 좋았다.)

 

높은 가격대
중간 가격대
이 것이 맘에 쏙

 

작은 스낵에서

 

주전부리까지. 쿠키도 있고, 곧 베이커리도 2층에 생긴다고 함

 

 

'아직은 '프리뷰'일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자!

 

오픈 전까지만 해도

3층 건물이라 작게라도 식당이 있었으면 했는데, 식당 오픈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한다. ㅠ

 

쿠킹클래스는 생길 것 같다.

베이커리도 추석 연휴 후에 생길 것 같다. 

 

 

 

 

 

 

 

이튿날, 미자언니네서 구입한 바질페스토를 먹어 보았다.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몸에 좋은 음식으로 소문난 것은 차치하고 유난히 파스타를 좋아하는 아무개 때문에라도 늘 적정량을 준비해 둬야 하는 까닭에 가까운 이마트에서 여러 제품을 구입해 왔으나, 그 맛이 한국인에게는 다소 짜다(salty)는 느낌이 강하여 늘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미자언니네 바질 페스토는 짜지 않을 뿐 아니라, 바질이 씹히기까지 하여, 바질 페스토에 식감까지 느껴질 정도로 매우 신선했다. 다른 것도 천천히 구입해 볼 생각이다.